최근에 '철학자의 시선' 이라는 김수영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10개의 챕터로 이뤄진 강의였는데, 각 강의 때 메모해 둔 내용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4차 산업, AI 등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어쩌면 철학에 더 관심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창 시절 늘 지루하기만 했던 철학을 이제 나이 마흔이 되어 다시금 배워보는 과정에 쓰는 글 들이니, 가볍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내용 vs 형식 - 칸트
내용 없는 형식은 공허하고, 형식 없는 내용은 맹목적이다. 칸트가 한 말인데요, 근대 철학의 방향을 결정 지은 아주 주요한 문장이라고 합니다. 이 문장을 이해하는 데 앞서, 칸트가 살았던 시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칸트가 살았던 시대는 중세시대로, 기독교 중심 사회에서 벗어나는 과도기였습니다. 이는 신뢰할 만한 지식, 권위의 붕괴의 시기를 말하는데요, 그래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믿을 만한 지식과 권위를 찾으려 했습니다. 여기서 두가지 형태의 철학이 등장하는데요, 그것은 합리주의 철학, 경험주의 철학입니다.
합리주의 철학
합리주의 철학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데카르타, 스피노자, 라이프니츠가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본래 이성의 능력만이 신뢰할 만한 지식의 권위를 제공한다고 주장하였는데요, 이들은 수학적인 원리로 진리를 해석하였습니다.
경험주의 철학
경험주의 철학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로크, 버클리, 흄 등이 있으며, 믿을만한 지식은 인간이 내면을 응시해서가 아니라, 외부 세계를 관찰하면서 구해야 한다고 말하였으며, 따라서 감각적인 경험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성 vs 경험
합리주의 철학은 이성을, 경험주의 철학은 경험을 중요시했는데요, 이 대립되는 철학 사상에 칸트가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칸트는 합리주의 철학 위주의 교육을 받고 성장하고, 경험주의 철학자 흄의 서적을 탐독한 후 합리주의의 편협성, 한계를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합리론, 경험론의 한계를 모두 인정하는 자신만의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요, 그게 오늘 주제가 담고 있는 내용입니다.
칸트는 지식은 이성과 경험의 결합에서 나오며, 합리론은 오직 지식의 형식적인 측면만 강조했고, 경험론은 자식의 내용적인 측면만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여기서 결합은 단순히 섞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비판 및 타자수용을 통해 진정한 융합을 이룰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처음에 제목만을 봤을 때는, 내용보다는 형식, 형식보다는 내용이라는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보고서 작성 때의 고민을 말하는 건가 생각했었는데요, 실제로 강의를 듣고 보니, 제가 생각했던 내용, 형식이 아니라, 합리주의, 경험주의를 이야기하는 강의였습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경험은 제한적이며, 내가 경험한 것이 꼭 진리가 되는 것은 아니니, 경험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경험해보지 않은 걸 생각만으로 진리를 찾는 건 쉽게 상상이 가지가 않네요. 천재들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칸트는 아마 천재라도 합리적인 생각만으로 진리를 탐구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말을 남겼을 거 같습니다. 사람들의 경험을 존중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더 나은 진리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오늘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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